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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왜 영국에서 먼저 일어났을까?

화별마 2023. 9. 27. 10:05

영국 산업혁명 이미지

산업혁명, 왜 영국에서 먼저 일어났을까?

 

사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유럽 국가 간이나 동서양 간에 별 차이가 없었는데, 경제발전은 미미했고 특권 귀족이나 수공업자들의 훼방으로 기계화가 더딘 것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18세기 유럽에는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 부유한 나라들도 많았고 프랑스는 농업대국으로 영국보다 인구도 많고 기술도 못지않았다.

 

그런데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은 유럽에서도 변방이었던 섬나라 영국...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영국에서 먼저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은 풍부한 석탄과 북아메리카 식민지가 있어서 유리했다고 보고 있지만, 석탄과 식민지는 산업혁명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런 점에 본다면 종이와 인쇄술, 화약, 나침반의 4대 발명품 기술에다 석탄이 풍부하고 국토가 방대한 중국이 훨씬 유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일어난 이유는 정말 무엇일까?


첫째는 정치 체계의 변화로 영국은 1688년 명예혁명 이후 의회 중심의 입헌 군주제를 확립했는데, 세계 최초로 왕은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 나라가 된 것...


유럽 대륙의 대부분의 나라가 절대 왕정으로 국민을 억압하던 시절, 영국은 계몽사상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앞서나갔고 종교의 자유도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었다.

대개 경제적 토대가 정치 체계를 바꾸는 동력이 되지만, 거꾸로 경제의 혁신에는 정치적 안정도 필요하다.


둘째는 농업 부문에서 먼저 변화가 있었다는 점으로 영국은 15~16세기 양모 산업이 활기를 띠자 지주들이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우는 1차 인클로저 운동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줄어든 농지에서 더 효율적으로 식량을 생산해야 했기 때문에 농장의 대형화, 종자 개량, 농사 기술 개선으로 이어져서 농업 생산성을 높였다. 동시에 농사에 종사하다 못하게 된 농민들이 도시의 공장 노동자로 유입되기 시작한다.


당시 영국은 도시화가 진행 중이었고 해상 패권을 장악하면서 금과 은이 대거 유입되어 물가와 임금이 최고 수준이었다. 따라서 자본가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라도 노동 절약형 기계가 필요했던 것...


셋째는 종교 박해로 유럽 대륙에서 갈 곳 없는 신교도나 유대인 상인들을 대거 받아들인 것으로 이들의 자본과 기술이 영국의 산업을 자극했다. 요즘같이 외국인 직접 투자를 대거 유치한 셈...


넷째는 원료 에너지 확보에서 영국은 이미 유리한 조건이었는데, 난방용 나무가 부족해지자 석탄으로 에너지원이 바뀌었고 이는 철강산업의 동반 성장을 가져온다.


그리고 북아메리카의 식민지를 통해 원면을 확보할 수 있어 이런 조건들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산업혁명을 재촉한 것...


반면 비슷한 시기의 프랑스는 근 100년에 걸친 정치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여 있었다. 프랑스는 인구가 영국의 2배 이상 많았고 화학, 증기기관 등의 연구에서도 영국에 뒤지지 않았지만 이를 상업화하는 데 걸림돌이 많았다.


또 석탄이 풍부했던 독일도 마찬가지... 봉건 영주들의 소국들로 분열이 되어 산업혁명의 동력을 갖지 못했다.


아울러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은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에서 은이 유입되면서 굳이 혁신하려는 의지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