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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 체크 무늬 혁신으로 브랜드를 살려내다.

화별마 2023. 7. 16. 09:19

버버리 모델 사진

버버리, 체크무늬 혁신으로 브랜드를 살려내다.

 

버버리는 1856년 재봉사 토머스가 설립 후, 160여 년의 긴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트렌치코트의 대명사다. 아울러 버버리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탁월한 가치를 자랑하는 클래식 명품 브랜드...

 

그런데 이 명품 브랜드도 계속 성장만 거듭한 것은 아니었고, 소비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버버리만의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영국의 훌리건이 자신들의 상징 아이템으로 버버리를 사용하고, 코카인에 중독된 미국의 어느 여배우가 온몸을 버버리 제품으로 감싸고 다니던 시절... 이 무렵부터 버버리의 체크무늬는 차브(Chav)의 상징이 되어 버린다.

 

차브는 아이를 의미하는 19세기 집시 언어 ‘Chavi’에서 유래된 말로, 세련미와는 관계없이 저급하고 값싼 취향의 패션을 의미했는데,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양아치 패션인 셈...

 

이렇게 자신의 고유 패턴을 차용해서 싸구려 셔츠와 야구모자 등을 디자인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버버리는 이런 패션의 확산과 함께 유럽에서 브랜드의 가치가 빠르게 추락해 버렸다..

 

이때 버버리가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하고 선택한 것이 바로 혁신... 2006년 버버리는 미국 의류브랜드였던 리즈 클레이본의 부사장 앤절라 아렌츠를 최고경영자로 영입한다.

 

그가 최고경영자가 될 때 버버리로부터 받은 주문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함께 새로운 버버리를 탄생시키라는 것... 그래서 이들이 시도한 것은 버버리의 상징인 체크무늬 비중을 전체 상품에서 10% 이하로 낮추는 모험...

 

또 무려 160여 년간 이어온 갈색과 빨간색 체크 무늬 패턴에서 벗어나 버버리가 새로운 브랜드 상징으로 선택한 것은, 말 탄 기사 문양과 창업자 토머스 버버리의 흘림 서명... 물론 버버리 제품의 소재도 레이스와 메탈 그리고 가죽 등으로 다변화했고, 브랜드 이미지도 더 세련되고 우아하게 확 바꾸어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와의 협업, 재능 있는 영국 신예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젝트인 버버리 어쿠스틱을 기획한다그리고 버버리 신제품 발표 컬렉션에 버버리 어쿠스틱출신 아티스트의 음악을 사용하는 등 이 프로젝트를 다방 면에서 활용, 서정적이고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버버리는 영국 브랜드인 만큼, 음악과 모델 등 모든 부문에서 영국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세계 모든 매장이 영국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관리, 세계 각국의 패셔니스트가 이런 영국의 멋을 즐기는 모습을 과시하는 전략을 쓴다.

 

특히 2009년에 개설한 아트 오브 더 트렌치는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를 입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다른 이용자와 공유할 수 있는 SNS 웹사이트로 이곳에 들어가면 세계 각지에서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입고, 길을 걸으며, 커피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다양한 모습의 인종과 연령 그리고 남녀를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런 다양한 선택과 시도를 통해 버버리는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도 놀라울 정도로 증가했다. 이렇게 버버리는 체크무늬를 낮추는 혁신으로 브랜드를 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