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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빚 1000조, 다른 나라의 잠재적 노예라는 의미다.

화별마 2023. 8. 17. 08:00

국가 부채 도표

국가 빚 1,000, 다른 나라의 잠재적 노예라는 의미다.

 

히틀러는 게르만 혼의 상징으로 좋아했던 19세기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을 나치즘의 선전도구로 사용했다.

 

하지만 바그너는 수입보다 몇 배가 넘게 쓰는 낭비벽으로 늘 빚에 쪼들려서 빚쟁이를 피해 도망을 다녔다. 그래서 1849년 그가 살던 드레스덴에서 민중봉기가 일어났을 때 혁명을 촉구하는 격문까지 쓰면서 왕정을 쳐부수고 화폐를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후세 역사가들은 그가 그렇게 주장한 것은 화폐를 폐지하면 모든 빚도 없어질 것이라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 평가했다. 하지만 이 봉기는 실패했고 그는 스위스로 도망가서 10년 넘게 고국 땅을 밟지 못한다.

 

이렇게 작곡가 바그너가 목숨 걸고 벗어나고 싶었던 빚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만큼 질기고 예전에는 채무자가 죽으면 자식에게 상속이 되기도 했다.

 

빚을 뜻하는 대표적인 영어 단어가 데트(debt)’... 어원은 라틴어 데비툼(debitum)’으로 빚을 진이라는 뜻인데, 이것이 프랑스어 ‘dete’로 바뀌면서 ‘b’ 발음이 빠졌고, 13세기경에는 이 상태(dette)에서 영어권으로 수입된다그러다가 14세기에 그 표기가 라틴어 원전에 충실하게 고쳐지면서 오늘날의 ‘debt’로 정착되었다.

 

영국 스파이 영화 ‘007’의 주인공 이름은 제임스 본드(James Bond)... 사실 본드라는 성은 중세 영주에게 예속된 농노에서 유래되었는데 한마디로 노예다. 사전에서 본드(bond)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유대관계라는 것 이외에도 굴레’, ‘구속’, ‘농노라는 뜻도 나온다.

 

그런데 빚의 대표적인 증서가 바로 채권(債券)... 영어로는 본드(Bond)’. 이 단어의 어원은 토종 영어 ‘Band’묶는 것을 의미한다.

 

‘Bond’가 빚의 증서가 된 까닭은 자명하다. 몇 세대 전만 해도 빚을 갚지 못하면 채무굴레처럼 따라다니고 자기 처자식까지도 팔아서 갚아야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도 빚을 갚지 못하면 채권자의 노예가 되는 수밖에 없었기에 그런 의미에서 의 증서인 ‘Bond’는 잠재적인 노예 문서였던 셈... 그래서 지금도 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현대 재무이론에서는 빚을 쓰면 쓸수록 기업 가치가 올라간다는 주장도 하는데, 부채를 쓰면 세무당국에서 이자 비용을 세전 이익에서 차감, 법인세를 덜 걷어가고 그만큼 주주에게 귀속되는 현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빚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과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 국가 부채가 1,000조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 빚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의 노예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내 자식이 노예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빚이 대한민국의 무서운 굴레(Bond)’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묘수를 찾는 정부의 정책 담당자의 한숨이 깊어가는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