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왕의 상은 몰라도 바람기는 알 수 있다.

관상, 왕의 상은 몰라도 바람기는 알 수 있다.

 

관상은 사람의 얼굴을 통해 그 사람의 성품과 운명을 알아보는 것이다. 영화 관상에 등장하는 내경은 조선 최고의 관상가로 얼굴만 보고 부정축재를 일삼는 관리를 가려낼 수 있고, 살인을 저지른 범인도 찾아낸다.

 

그는 관상으로 숨겨진 과거와 현재 모습을 보고 미래의 운명까지도 정확하게 예측하고 심지어 죽은 후에 부관참시가 될 운명까지 내다본다.

 

이처럼 사람의 얼굴에는 자연의 이치 그대로 세상 삼라만상이 모두 담겨 있으니 한 사람의 운명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긴 우주가 얼굴인 셈...

 

하지만 이 운명의 설계도를 아무나 읽을 수 없는 것은 모두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공이 있는 관상가만이 그 암호를 정확히 해독할 수 있다.

 

얼굴은 누군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몸의 상태에 따라 얼굴이 창백해지기도 하고, 퉁퉁 붓기도 해서 정보를 눈으로 볼 수 있는 통로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

 

그러나 역모를 일으켜 왕이 될 운명인지 아닌지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지만, 건강한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있는지 바람피울 가능성이 있는지는 얼굴로 알아내는 것은 가능하다.

 

그 이유는 생식력과 바람기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 얼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에 의하면 남자는 건강한 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생식력의 절정기에 있는 여자의 외모를 아름다운 것으로 인식하도록 진화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자의 생식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이 에스트로겐이 여성의 외모와 얼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이다.

 

에스트로겐 농도가 높은 수준으로 분비되면 눈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고 눈썹이 가늘어지며 턱의 크기도 작아진다.

 

입술에는 지방이 축적되어 흔히 말하는 ‘앵두 같은 입술’이 되고 피부도 매끈해져서 남자가 매력을 느끼는 여성 얼굴의 특징이 된다.

 

재미있는 것은 남자는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높은 여성의 얼굴을 선호하지만, 특히 배우자를 찾을 때 여자는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은 남성의 얼굴에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남자의 테스토스테론은 지배력, 자신감, 공격성 등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으로 실제로 여자들은 테스토스테론이 풍부한 남자의 얼굴에서 지배적이고, 인정머리 없고, 협동심이 부족하고, 정직하지 못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또 남자는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을수록 성적인 욕구가 강해져 여자 앞에서 자신을 과시하고 상대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한다.

 

남성 4,5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이 풍부한 남자들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데,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은 남성일수록 결혼에 성공한 비율이 낮았고, 반대로 이혼한 비율은 높았으며 결혼했어도 외도 비율이 높았고, 부부싸움을 자주 했으며 아내를 구타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따라서 여자는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높음을 나타내는 남성적 얼굴에서 좋은 아버지의 자질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쉽게 끌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자는 진화의 과정에서 자상하고 성실한 아버지가 될 수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상대 남자의 얼굴을 통해 파악했다. 이렇게 왕이 될 얼굴은 몰라도 얼굴에 바람기는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