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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홍로, 춘향이 낭군의 주안상에 올린 술.

화별마 2023. 8. 27. 15:18

감홍로 사진

감홍로, 춘향이 낭군의 주안상에 올린 술.

 

감홍로는 우리나라의 전통 약 소주의 하나로 감()은 단맛을, ()은 붉은색을, ()는 이슬 즉, 증류주라는 뜻이다.


1800년대 초 저술된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조선의 4대 명주로 한산의 소곡주, 홍천의 백주, 여산의 호산춘 그리고 평양의 감홍로를 언급했다.

 

그리고 18세기 실학자 유득공은 그의 시 '애련정'에서 곳곳마다 감홍로니, 이 마을이 곧 취한 마을일세라고 읊었다.

 

또 동국세시기에는 평안도 지방에서 알아주는 술로 감홍로와 벽향주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조선에서 가장 유명한 3대 술로 죽력고와 이강고 그리고 감홍로를 꼽았다.

 

그런가 하면 별주부전에서는 토끼의 간이 필요했던 자라가 토끼를 용궁으로 데려가기 위해 용궁에 가면 감홍로가 있다며 꼬시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고전 문학 작품인 춘향전을 보면 낭군 이몽룡과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춘향이 차린 주안상에 특별히 올라온 술이 바로 술 중의 술로 꼽히던 감홍로...

 

이 술에 사용되는 재료는 지초, 생강, 계피, 정향, 용안육, 진피, 감초 7가지로, 강한 한방 냄새가 특징이다이경찬 옹 시절에는 '방풍'이라는 약재도 함께 사용했는데, 그 약재가 의약품으로 분류되면서 사용 불가가 되었다고...

 

현재는 술에 붉은색이 많이 희석되어 황색에 가까운데, 이기숙 명인에 의하면 붉은색은 지초에서 나오지만, 지초를 술에 오래 넣어 두면 술맛을 해쳐 양을 적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감홍로는 말 그대로 단 술이며 열대과일인 용안육이 들어가 단맛을 낸다. 용안육은 신경과민과 불안, 우울증을 해소하는 약재로 조선 시대부터 수입해서 사용했다.

 

감홍로는 특히 바닐라 아이스크림과도 잘 어울린다. 감홍로를 즐기는 방법은 아이스크림 위에 부어서 같이 먹는 것이다.

 

감홍로는 원래 평양 지역에서 빚은 술로, 고 이병일 옹이 평양에서 평천 양조장을 설립해서 운영하다가 아들 이경찬 옹이 이어받아 문배술과 감홍로를 생산했다.

 

그 후 6.25 전쟁이 발발하자 남한으로 내려와 남쪽에서 그 명맥을 이어왔는데, 현재는 이경찬 옹의 막내딸 이기숙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43)이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