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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부부, 지혜로운 말동무가 되어야 행복하다.

화별마 2023. 7. 22. 10:08

중년 부부 이미지

중년 부부, 지혜로운 말동무가 되어야 행복하다.

 

한때 정년퇴직을 앞둔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런 유행어가 떠돌던 적이 있었다. 은퇴한 여자에게 필요한 5가지는? ', 건강, , 친구, 강아지'... 은퇴한 남자에게 필요한 5가지는? '아내, 와이프, , 마누라, 안 사람'...

 

정년으로 퇴직한 남편들이 오롯이 아내에게만 의존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자조적으로 비유한 우스갯소리로만 듣기에는 가볍지 않은 말들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황혼 이혼이 크게 늘고 있는데, 지난해 30년 넘게 부부의 연을 이어오다 갈라선 건수는 15700건으로 전년보다 12.4%(2,200) 줄었지만, 전체 이혼 건수의 16.8%를 차지했다고...

 

이혼한 6쌍 중 1쌍은 30년 넘는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셈... 2012년 전체 이혼 건수의 7.5%에 불과하던 황혼 이혼 비율이 201710%(10.9%)를 넘긴 뒤 10년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한때는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이라는 결실도 맺었고, 아이들도 낳으며 수십 년간 함께 살아온 부부들이 황혼 이혼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늦게라도 헤어짐을 선택해야 할 만큼 불행한 부부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 함께 사는 것이 불편해서라고...

 

정년퇴직하고 나서 오히려 아내들은 점심까지 신경 써서 차려줘야 하고, 심심할 때 같이 놀아줘야 하고, 은퇴로 위축된 남편의 마음까지 달래주어야 하기 때문에 은퇴 이전보다 몇 배 힘든 내조를 해야 한다고...

 

하루종일 거실에서 빈둥거리는 '공포의 거실남', 온종일 잠옷 차림으로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에 귀를 쫑긋 세우고 엿듣는 '파자마 맨', 어딜 가든지 졸졸 따라다니는 '정년(停年) 미아', 하루 세끼를 차려줘야 하는 '삼식(三食)' 등등...

 

이렇게 부르는 호칭은 은퇴한 남편을 의미하는 아주 굴욕적인 말... 진정한 노후 대비와 재테크는 통장 잔고가 아니라 은퇴 후 부부관계를 지혜롭게 관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명은 길어지고 자녀 수는 적어지면서 중년의 대부분은 부부만의 시간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족 안의 부부관계가 가장 중요해지는 시기는 신혼이 아니라 바로 중년이다.

 

이성으로서의 매력이 우선하지 않는 관계, 부모 역할의 비중이 감소한 관계에서 그야말로 현재 한국 사회 중년 부부는 좌충우돌 중이다. 중년 부부의 관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최근에 보이는 졸혼과 황혼 이혼의 증가가 증명한다. 행복한 후반 삶을 위해 배우자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중년 부부는 친밀성이 중요해도 젊은 청춘 시절의 애인보다는 친구에 가깝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친구라고 부를까? 오랫동안 무언가를 함께 어울리면서도 서로 간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사람이 친구다.

 

그런 친구처럼 중년 부부는 함께 하지만, 서로의 독립 공간과 독자적인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남자는 조직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훈련받고 사용했던 조직언어가 아니라 공감의 언어로 소통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공감은 상대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지 상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또 중요한 것은 공감한다면 반드시 표현해야 한다.

 

따라서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낸 부부는 지난 시간을 이해하고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말동무가 되어야 한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삶의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주어진 나머지 시간이 행복할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후반전을 위해 가장 가까운 부부부터 관계를 리뉴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