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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달면서도 씁쓸한 침략을 위한 일제의 군용 식품.

화별마 2023. 8. 21. 18:10

별사탕과 건빵 사진

별사탕, 달면서도 씁쓸한 침략을 위한 일제의 군용 식품.

 

별사탕은 언제, 누가 만들었을까? 또 누가 처음 건빵에 넣었을까? 처음 건빵에 별사탕을 넣은 것은 일본 군대다그러나 별사탕을 처음 만든 것은, 일본이 아니고 별사탕을 일본에 전해준 나라는 유럽의 포르투갈이었다.

 

별사탕의 뿌리는 포르투갈의 콘페이토(Confeito)라는 사탕... 포르투갈의 콘페이토는 우리가 먹는 지금의 별사탕과 생김새와 제조법이 비슷하다.

별사탕은 1569년 포르투갈 선교사 루이스 프로이스가 선교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일본 최고의 권력자 오다 노부나가에게 건넨 선물 중 하나였다.

별사탕을 맛본 일본인들은 그 맛에 반했지만, 사탕수수가 일본에서는 재배되지 않아 설탕을 구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17세기 무렵은 사탕수수 재배 지역의 대부분이 포르투갈의 식민지... 따라서 설탕을 모두 수입해야 했고 제조 기술도 특급 비밀이었다.

 

따라서 100% 설탕으로 만드는 별사탕은 극소수 귀족의 전유물이었고 일반 백성들은 감히 꿈도 꾸지 못하는 사치품으로 에도시대 중기인 18세기 무렵에는 다이묘들이 쇼군에게 보내는 공물이었다.

 

이런 별사탕을 군용 건빵에 넣은 것은, 1920년 이전으로 이 무렵 별사탕은 대중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정도로 널리 보급된 상태였다.

그리고 1931년부터 건빵이 지금처럼 작은 크기로 만들어지면서 건빵 225g에 별사탕을 함께 포장했다는 기록이 등장한다.1938년 육군 전시 급여 규칙에도 건빵 220g과 별사탕 10g을 무명 헝겊 주머니에 함께 포장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때 건빵과 별사탕의 조합이 완성된 셈...


흥미로운 사실은 건빵에 별사탕을 넣은 시기가 묘하게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이다군용 건빵에 공식적으로 별사탕에 들어간 1931년은 일본이 만주국을 건립, 만주를 노골적으로 점령한 때였다.

 

그렇다면 일본은 만주와 중국의 추운 지역을 침략하기 위해 건빵에 별사탕을 넣는 계획을 세웠는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왜 별사탕이었을까? 첫 번째 이유는 수분 공급... 물기가 거의 없는 건빵은 물이 없으면 먹기 힘들다. 먹고 난 후에도 갈증 때문에 견디기 어렵다.

건빵은 일본군이 오랫동안 전투 식량으로 연구해 온 결과물로 건빵을 먹을 때 물이 없어도 삼킬 수 있도록 별사탕을 넣은 것...

 

두 번째 이유는 건빵은 간식이 아니라 전투 중 먹는 비상식량으로 에너지 공급이 주목적이다별사탕은 순수한 설탕 결정체로 당분이 체내로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어느 식품보다도 체내에서 빨리 열량으로 전환될 수 있다.

 

또 모든 사탕은 보존 기간이 비슷할 것 같지만, 별사탕은 높은 온도에서 구운 순수 설탕 결정체이기 때문에 잦은 날씨 변화에도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 습기만 주의하면 20~30년까지 보존이 가능해서 전투 식량으로 안성맞춤이다.

 

이렇게 별사탕은 일본의 아시아 침략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도 일본이 작은 사탕를 만드는 섬세함과 전투 식량인 건빵에 넣은 치밀함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